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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에서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행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의대 모집인원이 전년대비 100여명 이상 증가하는 등 해마다 꾸준히 입학정원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새롭게 들어선 정부는 소득과 지역에 따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지방 의과대학 정원의 30%를 저소득층, 지역인재로 의무선발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더 많은 학생과 부모님들께서 의대진학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가능한 한 간단하면서도 도움이 되는 의대입시정보를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의 다양한 사례


학생 1 : 광역시 일반고, 내신 1.00, 모의고사 평균등급 1.2, 교과 성적도 완벽하고 학생부도 저와 함께 준비한 학생이었습니다. 중간고사 수학 평균이 30점이 안될 때에도 100점을 맞는 학생이었고요, 여러모로 준비가 잘 되어있어 S대 의대 스타일로 준비했습니다. 그 이하 의대는 안정권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재학했던 학교에 학생부와 관련된 사고가 있어서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당연히’ 메이저 의대에 합격했습니다.

학생 2 : 광역시 일반고, 내신 1.4, 3학년 첫 모의고사 3연속 만점. 정말 기억에 남는 학생입니다. 편견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어서 학습속도가 엄청났습니다. 선행을 해본적도 없고 사교육도 저를 만난 게 처음이었습니다. ‘수시’의 시대이지만 ‘정시’를 믿을 수 있는 친구여서 수시에서 6장 모두 상향지원 했고, 결국 정시로 Y대 의대의 최초합격인원에 포함되었습니다.

학생 3 : 지방의 소도시, 일반고 1.1, 모의고사 평균 2등급. 활동 다수. 학생회장을 하면서 학교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점을 포인트로 잡았습니다. 학생으로서는 너무 훌륭하지만 의대가 면접을 통해 학생을 뽑아 줄지는 마지막까지 의문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결국 수능 최저가 없는 지역균형에 최초합격했습니다.
세 학생 모두 최근에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입니다. 의대 합격이라는 목표를 이루었지만, 그 과정은 각각 달랐습니다. 물론 가장 확률 높은 길은 ‘다 잘하는 것’입니다. 내신 평점 1.00에, Z점수 2.3, 반장 2회에 학생회장 당선, 생명과학 자율동아리장, 봉사시간 매년 120시간, 창의적 대외봉사로 신문에 2번 정도 실린 경력, 모의고사에서 과목별로 99% 등의 스펙이라면 너무나 행복하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방향성을 갖고 betting하는 것이 확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의대입시는 수시 3종류와 수능으로 나뉜다


다른 과들도 비슷하지만 의대 입시는 크게 수시 3종류와 수능, 이렇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수시 3종류를 먼저 설명 드리겠습니다.
● 학생부 교과전형
가장 깔끔한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 내신으로 우선 줄을 세우고 수능 최저로 최종합격 여부를 판단합니다. 여기에서 수능 최저 기준이 높으면 합격자의 내신성적은 떨어지고요, 반대로 수능 최저가 널널하면 내신의 영향력이 커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을지대 교과전형의 경우 수능 4개 과목 등급 합 5이내라는, 학교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최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작년 합격자의 내신 평균이 2.2였습니다. 고신대는 3개 영역 합이 5등급만 만족하면 되기 때문에 작년 합격자 내신 평균이 1.18이었고 일반고 학생들만 합격했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 학생부 종합전형
다음은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의대 입시에서도 가장 큰 파이입니다. 제가 승부를 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구요. 대부분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평가 항목은 내신평점, 관련과목 등급(생1,생2,화1,화2,고급생명과학 등), 동아리활동, 리더십 등으로 말 그대로 ‘종합’적으로 봅니다. 면접의 배점이 아주 크기 때문에 1차 합격을 한 이후에는 순수하게 면접싸움입니다. 또한 전형상으로는 학생부교과로 분류되어 있더라도 자기소개서나 면접이 있는 경우는 다분히 학생부종합전형처럼 뽑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서울 일반고의 경우 내신 5등 이내, 광역시 일반고의 경우 내신 3등 이내 학생들이라면 관련활동을 잘 준비해서 도전해 볼만합니다. 학교나 주변의 잘못된 정보를 통해 전교 1등이나 내신 1점대 극초반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잘못알고 계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아주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논술전형
다음은 논술전형입니다. 저는 과학논술이 처음으로 대치동 학원가에 상품으로 팔릴 때부터 수업을 했었는데요, 지금은 전혀 쳐다보고 있지 않는 영역입니다. 왜일까요? 현재의 논술전형은 우수한 일반고에 다니거나 비평준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많은 똑똑한 학생들이 내신평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좁은 문’이기 때문입니다. 응시자는 많고 정원은 작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전형입니다.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의대를 꿈꾸는 학생을 만나면 ‘열심히 내신관리 잘해서 논술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게 하라’는 말을 꼭 합니다. 작년 성균관대 의대논술은 230 대 1이었습니다. 이번에는 256 대 1입니다. 내년도 기대되네요. 정원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서 올해 고려대, 인하대가 폐지했고 한양대는 소수인원으로 신설했습니다.
● 정시(수능)
정시...... 올해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수시비율이 80%를 넘겼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의대의 정시 비율은 40%정도로 꽤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서울권과 재수생의 강세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 같고요, 영어 등급제와 그에 따른 풍선효과로 다른 과목들의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므로 예측을 위해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전체 의대정원의 50%정도를 수시, 50%를 정시에 뽑는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18학년도 의대 정원은 2,541명으로 예정되어있고 수시모집이 62.8%, 정시모집이 37.2%입니다. 그런데 왜 ‘반반’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 드릴까요? 수시모집인원 중 78.9%가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능최저 미적용 비율이 높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62%가 수능최저를 요구하고 있고요, 교과전형에서는 인제대가, 논술에서는 한양대가 유일하게 수능성적을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수시전형의 비중이 높아짐에도 여전히 N수생이 꾸준히 합격할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눈치가 빠른 학부모님이라면 ‘학생 3’이 어느 대학에 합격했는지 예상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내가 의대에 진학할 가능성은?


그럼 어느 정도 수준의 학생들이 의대를 노려볼 수 있을까요? 추상적인 숫자이기는 하지만, 저는 “전국 9000등” 정도의 학생까지는 철저한 준비와 지역적 이점을 이용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곧 의과대학 정원이 3000명까지 늘어납니다. 의대가 메이저 의대도 입지만,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지방의대도 있습니다. 게다가 출신학교의 제약으로 의대입시에 참여할 수 없는 상위권 아이들도 많이 있고요, 의대 합격이 가능한 수준의 학생 중에서도 서울대, 카이스트나 보안, 반도체 관련 특수 학과 등으로 분산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의대 열풍으로 인서울의대와 지방의대의 격차가 줄어든다고 해도, 정원의 3배수까지는 준비를 잘 한다면 어떻게든 의대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전하고자 하는 바는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능성이 있음에도 몰라서 포기하는 경우는 없어야겠죠. 의대진학을 꿈꾸는 우리 아이들이 복잡한 입시환경 때문에 혹여 상처입지 않기를 바라면서 학생여러분과 학부모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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