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의대의 학생부교과, 논술전형
벌써 날이 더워졌습니다. 2019 입시가 다가오고 있는 게 슬슬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그 사이 2020년 대입전형(현 고2)이 거의 구체화 되었습니다. 의대 부분만 살펴보자면 학생부종합전형의 증가, 논술 축소, 정시에서의 면접고사 확대 등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30%대에 진입했습니다. 무늬만 학생부교과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35% 이상입니다. 논술은 254명에서 연대 논술의 폐지와 여러 대학의 정원 감소로 193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논술 정원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20%이상의 큰 감소입니다. 정시에서는 가톨릭, 고려, 동아, 서울, 성균, 연세, 울산이 합격과 불합격의 기준으로만 면접을 시행하고 가톨릭관동, 아주, 조선, 충북은 면접을 점수화하여 수능 점수와 합산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말이 참 많습니다. 특히 상위권 의대는 학종 비율이 아주 높기 때문에 교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그리고 대학들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확정안이 발표되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의대입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 전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을 더 세분화하여 설명 드리고, 의대의 논술전형은 왜 ‘마지막 선택’인지 입시결과를 통해 분석해보겠습니다. 전형의 분류상 학생부교과전형은 3000여 명의 의대 정원 중 25%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지역균형이나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인제대 등은 학생부종합전형처럼 준비하지 않으면 합격이 불가능 합니다. 이런 경우들을 제외한다면 실제적인 교과전형은 640명 정도라 보시면 됩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고등학교의 내신이 핵심적인 요소이기에 출신 고등학교의 수준에 따라 차이가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대한 안전장치로 대학은 수능 최저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의대의 교과전형을 두 가지로 분류해 보자면 “교과 성적 + 수능 최저”와 “교과 성적 + 수능 최저 + 면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 460명, 183명을 뽑습니다. 보통 의대를 수시로 합격하려면 내신 평점이 1점대 극초반이어야 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교과전형이라면 더 하겠지요. 과연 그럴까요? 아닙니다! 내신 중심의 교과전형도 합격자 평균이 1.4가 넘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지역인재 전형이나 수능 최저가 높은 곳은 2점대 합격생도 꽤 있습니다. 앞으로도 합격자의 내신은 조금 더 느슨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국적으로 의대진학을 위해 비평준 고등학교 보다 일반고를 선택하는 상위권 학생들의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최상위 학생이 1명만 늘어나도, 그 학교의 등급 나눠먹기는 훨씬 심해지게 됩니다.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평균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미 의대 열풍은 최고조에 달했기에, 인기가 더 올라가는 것보다 내신 나눠먹기의 영향이 더 크리라 예상합니다.
하필 올해 고3은 ‘밀레니엄베이비’라 하락폭이 작겠지만 2018입시에서 합격자 평균이 1.4였다면 2020년도에는 1.5정도로 내려가지 않을까하고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교과 성적 + 수능 최저”는 일단 원서접수를 하면 추가적인 절차 없이 합격자가 결정됩니다. 전년도와 비교 했을 때 충분한 내신 점수와 수능 최저만 넘긴다면 거의 합격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고려 요소가 없습니다. 다만 깔끔한 전형인 동시에, 수능에서 고득점을 하고도 입학을 해야만 하는 ‘납치’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대 정시 컷을 생각한다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와 같은 전형은 14개 대학에서 23개 전형으로 460명을 뽑습니다. 그 중에서도 내신 평점 1.4~2.0정도의 학생들도 흡수되었던 곳은 조선대 일반, 전북대 일반고, 조선대 지역, 영남대 지역, 계명대 지역, 영남대 일반(정원이 많은 순) 등이었습니다. 의대의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를 높게 설정해 놓은 곳들은 더 높은 내신 평균을 보이기도 합니다. 가톨릭관동 일반, 을지대 지역, 을지대 교과 등은 2017년 입시에서 평균 2점대 근처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반면 “내신과 수능 최저만으로는 불안하다. 학생을 좀 보고 뽑겠다.”는 전형은 10개 대학, 14개 전형, 183명입니다. 면접까지만 가면 순수하게 면접싸움이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중에 합격자 평균이 1.4정도 되는 의대가 대구가톨릭 지역, 동국대 면접, 영남대 면접 전형이 있습니다. 동아대 지역인재가 1.7정도 선에서 합격선이 결정되었습니다. 면접이 점수화되는 만큼 앞에서 설명 드린 전형과는 다르게 역전의 기회가 있습니다. 1차에서 5배수, 혹은 10배수 까지 뽑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논술보다 차라리 나아보이기도 합니다.
의대의 학생부교과는 40가지가 넘는 전형이 있지만 합격자 평균이 낮은 곳들을 중심으로 기술하여 드렸습니다. 그게 입시 전략을 짜는데 의미가 크니까요.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의 1학년 내신 평점이 1.4이고, 2학년 1학기 성적이 1.8이면 교과전형은 포기해야 할까요?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 내신 평점을 1.8로 유지한다면 전체 평점은 1.7정도 나올 것입니다. 수도권 학생이어도 아직 기회가 있고, 지역인재를 노려볼 수 있는 경우라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논술 전형에 대해서 설명 드려 볼까 합니다. 아쉬움의 한숨부터 한 번 쉬시고 시작하겠습니다. 올해 12개 대학, 254명으로 의대정원의 8% 정도를 논술로 선발합니다. 논술 전형은 많은 상위권 학생들이 내신의 불리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전형입니다. 형평성을 따지자면 논술로 지금보다 2배 이상은 많이 뽑아야 수도권이나 비평준 고등학교 학생들의 서러움을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매년 제가 놀라움과 기대감으로 확인했던 경쟁률이 있습니다. 바로 성균관대 의대 논술전형입니다. 2017 입시에 288 : 1, 2018 입시에 256 : 1 이었습니다. 올해 입시부터는 폐지되었습니다. 심지어 지난 입시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부산대 의대 논술은 281 : 1의 경쟁률에 추가합격이 1명이었습니다. 다른 의대 논술들도 추합 인원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쟁률을 계산할 때는 항상 추가합격까지 고려합니다. 표면상의 경쟁률이 높아도 추합이 100%라면 실질 경쟁률은 반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의대 논술의 경쟁률은 수능 최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 실질 경쟁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부터는 논술 정원이 20% 감소합니다. 대안이 없기에 경쟁률도 10%정도는 오를 것입니다. 이 정도의 경쟁률에서는 실력이 합격을 담보해주지 못합니다. 입시 전략을 짜는 전문가라는 사람이 평균 100 : 1이 넘는 의대 논술 전형을 선택하고 추천하는 것은, 정말로 예외적인 경우라야만 할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본다면 논술보다는 차라리 정시로 가는 게 쉬워 보입니다. 전에도 기술하였던 적이 있지만, 저는 과학 논술 초기부터 논술 수업을 했었기에 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의대 논술을 선택하신다면 수능에 집중하시고, 남는 여력으로 논술에 투자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일반과라면 아직은 논술도 괜찮은 선택이지만, 의대 입시에서는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만 한다면, 학교의 수준보다는 기출문제들을 보고 가장 학생 스타일과 어울리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며, 수능시험 이후에 집중해서 준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에는 의대입시와 관련된 더 세부적인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